‘지구의 내일’을 한 발 앞서 열어가는 디자인 거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동시대와 호흡하며 더 나은 내일을 제시해온 ‘헤럴드디자인포럼’이 올해로 11회를 맞아 ‘왓 컴즈 애프터?(What comes after?) 당신이 경험할 내일’을 주제로 14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막을 올렸다. 아시아 최대 디자인 축제로 자리잡으며 묵직한 시대의 화두를 던져온 헤럴드디자인포럼은 팬데믹 이후 직면한 대변혁의 시기를 진단하고,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전망했다.

 

팬데믹 시대에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21은 보다 진화한 비대면 방식으로 소통했다. 산업, 건축,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명사들을 온·오프라인에서 만났다. 1000여명의 관람객은 온라인으로 접속해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미래의 디자인’에 귀를 기울였다.

 

전창협 (주)헤럴드 대표는 개회사에서 “인류는 코로나 이전에서 코로나 이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섰다. 디자인 분야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헤럴드디자인포럼 연사들의 관심은 ‘친인간’ ‘친환경’ ‘디지털’로 수렴한다”며 “코로나가 야기한 문제점이나 역경을 넘어서려는 시도”에 주목했다.

 

오영우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헤럴드디자인포럼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한국문화처럼 우리 디자인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한국 디자인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데에 큰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지지를 보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온·오프라인 포럼에선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디자인 거장들이 모여 팬데믹 이후 첨예하게 달라진 환경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나눴다.

 

첫 연설자로 나선 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부사장)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디자인’을 주제로, ‘사람이 중심이 되는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센터장은 “팬데믹, 기후변화 등의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감성적 요인으로 인해 가치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를 의미있는 경험으로 구현하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며,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이 오고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에서 8시간의 시차를 뛰어넘어 접속한 건축가 아만다 레베트 AL_A 건축스튜디오 대표는 ‘친환경 건축’의 필요를 역설했다. 그는 도시 재생 건축물인 리스본의 미술관 MAAT와 함께 탄소 감축을 위한 소재 개발 사례를 언급, “환경과의 조화, 자연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우리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건축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산업 디자이너 벤자민 휴버트 레이어 스튜디오 대표는 “지금은 모든 것이 새로운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시대”라며 “뉴노멀은 디자이너들이 보다 의미있는 영향과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애플, 프라다의 브랜딩에 참여한 미국의 디자이너 제프리 러들로도 헤럴드디자인포럼2021의 연사로 함께 했다. 그는 “아무리 새로운 광고도 탄소발자국을 남긴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며 “광고계가 환경이라는 주제에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기후 위기’ 시대에 마주한 광고의 미래에 주목했다.

 

올해 디자인포럼은 디자인의 놀라운 확장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영역이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전상현 에르메스 디지털 콘텐츠 아트디렉터, 미치 파오니 디아 스튜디오 공동대표,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CPO, 비욘세·핑크 플로이드 등 세계적인 팝스타의 공연 무대를 선보인 스투피시 엔터테인먼트 아키텍츠의 레이 윙클러 CEO, 현대차그룹 제로원팀의 권영진 책임 매니저가 ‘미래 디자인’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눴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디자인에 대한 고민은 라운드 테이블에서도 이어졌다. 김종민 구글 시니어 UX 디자이너, 소종윤 구글, 유튜브 UX 아트 디렉터, 김영교 리트 핵임 디자이넘, 김혜일 링키지햅 접근성 팀장, 권영진 책임 매니저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