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주킨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문화자본' 잃을 위험"
샤론 주킨 브루클린 대학 교수[샤론 주킨 제공]
*샤론 주킨은 현대 도시에 대한 연구를 하는 브루클린 대학의 교수이다. 뉴욕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비롯해 탈산업화·이주 등 도시재생을 연구했고, 젠트리피케이션의 연구에 관해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국내에도 소개된 '무방비 도시(Naked City·2010년)' 등 저작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의 문화적 함의를 밝혔다. 2016년에는 서울에서 열린 ‘문화정책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바 있다.
다음은 샤론 주킨의 편지 전문 편역.
서울에서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서 고맙다. 대도시들의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은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모습을 보인다. 묘사하면 이렇다.
내 책 '무방비 도시(Naked City·2010년)'에 적었던 것처럼, 우선 도시 속 작은 동네에 '자금 투자(investment)'가 진행되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투자가 집행되면서 미술관, 식당, 공연장 등이 들어선 '새로운 소비 지역'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새로운 소비 지역'을 노리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부류가 나타난다, 이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경제적 기업가들'이다. 이들은 돈을 벌기에만 관심있는 이들이다. 두번째는 '사회적 기업가들'이다. 이들은 자기와 같은 사회적 기업가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기업가들'이다. 이들은 자신과 같은 문화적 취향이 있는 사람들의 선호에 관심을 쏟는 이들이다.
'사회적 기업가들'과 '문화적 기업가들' 모두 똑같은 얘기를 한다. 새로운 소비 지역을 만들면서 "기존에 거주하던 원주민을 배척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새로운 소비 지역'은 기자, 인스타그램 마이크로 셀레브리티(자신의 일상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명해지는 사람), 옐프 리뷰어(미국 최대의 지역 리뷰 사이트 이용자들)들을 유치하면서 더 입소문을 타게 된다. 몰려든 사람들은 그 지역에서 물건을 사고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그 공간은 비로소 핫플레이스(Hot Place)가 된다.
오래 전,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사회학자들과 지리학자들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ation)을 추진하는 사람들과 문화 소비자들 취향을 연구했었다. 그 취향은 음식일 수도 있고, 서울의 한옥과 같은 건축 디자인일 수도 있다. 때로는 현재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구식 문화일 수도 있다. 오래된 간판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그 독특한 매력에 매료되듯 말이다.
그러면서 부유층 아파트 구매자와 부동산 개발자들이 해당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들이 들어서면, 상인들이 내야하는 임대료는 높아진다.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높아지기도 한다. 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사실 전세계적인 '명품브랜드(럭셔리 체인)'와 자금력 있는 은행들 뿐이다. 이들에 의해 거리는 점점 화려해지고 부동산 가치도 오르게 된다. 그러나 결국은 이런 과정이 해당 지역의 '문화적 자본'을 상실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가끔은 임대료를 내는 식당 주인들이 부동산 매입자인 때도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서울이 아닌 뉴욕과 같은 도시에선 흔한 일이 아니다. 뉴욕은 정말로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아서 매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전반적인 과정이 전세계적인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의 모습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상업 임대료 통제'이다.
뉴욕의 예를 들면, 이 곳은 아예 상업적인 임대료 통제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건물 주인이 임대료를 인상할 때 많은 상점 주인들이 살아남을 수 없다. 건물 주인이 임대료를 현재의 2배가 아니라 5배 혹은 10배나 올린다. 부동산 개발자들은 뉴욕 시 의회가 중소기업을 돕는 법이 통과되지 못하게 한다. 임대료를 낮게 유지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 시 의회를 통해 임대료의 구체적인 수준에 대한 법률,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교섭을 정할 필요가 있다. 입법을 통한 세심한 변화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김지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