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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친 반려견 던지고 2분 간격으로 10시간 전화…스토킹이 살인미수로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에게 2∼3분 간격으로 10시간 동안 집요하게 전화하다가 결국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려 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주거침입·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올해 6월 2일 오후 11시 10분께 인천에 있는 공동주택 건물 계단에서 여자친구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하기 1시간여 전 테라스를 통해 B씨 집에 몰래 들어갔고 B씨가 키우던 반려견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A씨는 당일 B씨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자 2∼3분 간격으로 10시간 동안 계속 전화를 하다가 직접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가슴과 턱 등을 찔린 상태에서 A씨가 든 흉기를 빼앗아 도주해 목숨을 건졌으나 외상성 출혈 쇼크 등으로 전치 4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기소 당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A씨에게 적용하지 않았지만, 법원은 스토킹으로 범행한 상황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양형 가중요소로 반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될 당시 출혈이 심해 위험한 상태였고 절단된 신경이 회복되지 않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피고인이 어디서든 찌를 것 같다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정신적 피해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별 통보를 받고 10시간 동안 피해자에게 (계속) 전화한 뒤 범행을 했다"며 "이런 데이트 폭력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반복될 수 있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초범인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계획적인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과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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