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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벗고 마음껏 떼창”...대학 축제 모처럼 생기 가득
의무화 폐지 첫날 캠퍼스 표정
일부 학생 “필수 아니지만 착용”
전문가도 “이젠 자기관리 차원”

“저희가 ‘전진’이라고 말하면 ‘숙명’으로 답해주세요!”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열린 축제 ‘청파제’ 무대에서 교내 응원단 니비스 단원들이 이같이 말하자 학생들도 일제히 구호에 맞춰 함성을 질렀다. 공연장을 둘러싼 인파들 사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정부가 지난 26알부터 실외마스크 의무화를 전면 폐지했다. 지난해 4월 12일 실외에서 사람 간 2m 거리두기가 안 되는 곳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17개월 만이다. 아직 50인 이상의 집회나 공연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성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 권고가 남아있는 가운데, 착용 여부를 개인의 자율로 맡긴 결과 축제 속 공연을 보러 온 학생들은 마스크 착용자와 미착용자로 갈렸다.

밤이 무르익자 축제에 초청된 그룹 다비치가 무대에 올랐다. 그 순간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하면서 초대 가수를 반기는 함성 소리가 캠퍼스를 가득 채웠다. 해 지기 전 무대 주위만 에워쌌던 인파도 공연장에서 50m 정도 떨어진 본교 학생회관 옆까지 늘어날 정도였다.

다비치의 대표 곡이 이어지면서 무대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고 후렴구에 맞춰 떼창을 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노래를 따라 부르다 답답했는지, 착용 중이던 마스크를 내리기도 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가수에게 닿게 하려는 듯 순간적으로 마스크를 내리고 멤버 이름을 목청껏 외치는 학생도 보였다.

본교 재학생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조성된 무대 앞 관람구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앞서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청설’은 지난 23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연장 앞 관람구역인 ‘눈송구역’ 내에서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눈앞에서 가수를 볼 수 있기에 해당 구역은 무대를 관람하는 다른 장소들보다 사람들이 더 밀집해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떼창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공연장 주위가 관람객들로 밀집된 모습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괜찮다는 의견과 써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숙명여대 재학생인 유예진(22·여) 씨는 “평소 공연장에서 떼창을 하면 비말이 마스크에 묻어 침 냄새가 진동했는데, 마스크를 벗으니 쾌적하다는 느낌부터 들었다”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마음 놓고 소리 지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해당 축제에 놀러 온 오경석(22) 씨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착용할 것”이라며 “확진자가 줄어도 바이러스가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오늘(26일)처럼 무대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있으면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실외 마스크 착용은 이제는 자기 관리의 차원”이라는 의견을 냈다. 비록 감염 발생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한 것을 일종의 ‘사회적 합의’로 해석한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근거리에 사람들이 운집했을 때 확진자가 생겨도 대유행으로 이어지진 않았고, 중환자가 생기지 않은 점을 들어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정부의 판단 이후 어떤 여파가 있을지는 앞으로 4~6주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연령층은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가는 것을 지양해야 하고, 만약 가게 된다면 마스크 착용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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