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 투입된 계엄군 130여명 중 국군방첩사령부 소속 일부 요원들이 임무 수행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의도적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무를 받은 요원들 본인들도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얘기다.
복수의 군 관계자는 본지에 그 이유를 “(도착지로) 가다가 이상해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라며 “천천히 가거나 휴게소에 들르거나” 하는 식으로 늦게 연수원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또 “국회 상황을 보면서 대기했다”고 덧붙였다. 지연 과정과 이유가 구체적으로 알려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또 “애초에 (방첩사에서) 출발이 늦었다”며 “과장급 중령들 사이에서 명령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계엄군 병력 130여명은 4일 새벽 0시 50분쯤부터 선거연수원 청사 인근에 대기하다 오전 2시 40분께 철수했다. 과천 청사에는 110여명, 관악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는 47명 등 총 선관위 장악에 297명이 투입됐다.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280여명)보다 많다.
선거연수원에 배치된 방첩사 요원들이 실제로 임무 수행을 하기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군 관계자는 “서버에 자료가 있는데 (복사 등을 통해) 장악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며 “아무리 해도 4시간이고 통상 6-7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시영 기자(siyoung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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