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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 사망>‘親서방’ 선회 카다피의 몰락…김정일에게 核포기는 없다?
2003년 核개발 포기

美와 관계개선 걷던 리비아

철권통치 결국 막 내려


내주 북미대화 앞두고

北, 核집착 더 강해질 듯



리비아의 철권통치자 카다피가 20일 비참하게 살해되면서 리비아와 ‘같고도 다른’ 길을 걸어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속내가 복잡해졌다.

다음주 열릴 북미대화와 향후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관계개선을 꾀하던 김 위원장이 ‘핵포기는 곧 몰락의 길’이라는 메시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방의 적대시 정책에 맞서 핵무기 개발을 거의 비슷한 시기, 비슷한 방식으로 추진했던 북한과 리비아는 2003년을 기점으로 서로 다른 길로 들어섰다.

카다피는 2003년 서방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고농축 우라늄(HEU)을 포함한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했고, 미국이 요구한 사찰 방안을 수용했다. 반면 북한은 ‘리비아 모델’ 수용을 요구하는 미국에 맞서 ‘고립의 길’을 걸어왔다.

북핵 전문가들은 카다피의 길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김 위원장이 핵무기에 더 집착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42년 철권통치를 했던 카다피의 최후에 충격을 받은 독재권력자 김 위원장의 선택은 자명하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당국이 리비아의 몰락 원인을 핵 포기에서 찾기 쉽다. 핵 포기에 대한 부담은 곧 북핵 6자회담에서 강경한 자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3월 서방의 리비아 군사작전이 시작되자 “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란 바로 안전담보와 관계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상대를 얼려넘겨 무장해제를 성사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는 침략방식이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에 핵포기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노력도 더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이제 자위를 명분으로 한 핵개발에 더욱 주력하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어떤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더라도 지난 수십년간 핵무기 개발에 전념해온 북한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더이상의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며 적은 양의 핵무기지만 ‘핵보유국’으로 행세하려 할 가능성을 전문가들은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리비아의 차이점을 들어 다른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카다피의 사망이 김 위원장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주기 쉽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그러나 카다피의 몰락이 곧 미국의 탓만은 아니다. 핵을 보유하고도 붕괴한 나라가 많았고, 리비아가 핵을 포기하면서 미국의 개입을 자제하는 효과를 누린 것도 사실”이라면서 “리비아는 핵무기로 인한 외부 위협보다 내부 문제에 의해 망했다는 점을 북한 정권이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도 “북한은 중국이라는 든든한 언덕이 있고, 북한 내부 상황이 리비아처럼 나쁘지 않다. 리비아 카다피의 몰락을 북핵과 바로 연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윤희 기자 @outofmap>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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