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화면/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북한에서 남녀 9명이 소고기를 팔다 적발돼 처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 데일리NK 재팬 등에 따르면 지난 8월30일 오후 4시 북한 양강도 혜산시 고지대에 있는 비행장에서 남성 7명, 여성 2명 등 9명이 총살을 당했다. 이들은 양강도 수의방역소장, 양강도 상업관리소 판매원, 농장 간부, 평양 모 식당 책임자, 군 복무 중 보위부 10호 초소(검문소) 군인으로 근무했던 대학생 등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부터 지난 2월까지 병으로 죽은 소 2100여마리를 잡아 불법 유통시켰다는 죄로 처형장에 잡혀갔다. 북한에서는 개인이 소를 갖거나 도축·판매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경제범이 아닌 정치범 취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재팬은 "북한에서 소는 중요한 생산수단이라 서민이 소고기를 먹는 일은 드물다"며 "당국 허가 없이 소고기를 판매하거나 먹어 총살되는 사람도 있다. (북한에서)소고기는 금단의 맛"이라고 전했다.

처형은 조선인민군 특별군사재판소가 피고인의 죄목을 읽고 사형 판결을 내린 뒤, 이들을 말뚝에 묶어 총살하는 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 장면은 주민 2만5000명이 목격했다. 이들은 보안요원과 군인에 둘러싸인채 강제로 처형 장면을 봐야 했다.

일부 목격자는 "병으로 죽은 소고기를 내다 판 게 사형에 처할 만큼의 죄인가", "참혹한 장면이 꿈에도 나왔다"는 등 호소했다고 한다.

북한이 지난해 8월 코로나19 종식 선언 후 공개처형을 10배 이상 늘렸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지난 10월 도쿄신문이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 증언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확산하기 전에는 북한에서 공개 처형되는 인원은 매년 10여명 정도였지만, 지난 1년간은 공개 처형된 사람이 1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한국 드라마와 음악 배포 등을 금지하는 법을 어긴 혐의로 10대 청년이 공개 처형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북한은 공개 처형 확대로 주민 공포심을 부추겨 통제를 강화하고 한류 확산을 억누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제초 처형 장면을 본 북한 주민 중에는 실신하거나 불면증, 실어증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