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방한 속 도발로 존재감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수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이날 서울에서 개막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등을 겨냥한 다목적 카드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7시44분께부터 8시22분께까지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미사일은 3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북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국,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면서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했다.
또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최소 3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14일 고체연료 기반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64일 만이며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순항미사일까지 포함하면 지난달 14일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바다수리-6형’ 이후 33일 만의 무력시위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두 차례 발사했다며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의 두 달여 만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대내외 정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계산된 도발로 분석된다.
우선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기간 도발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북한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을 사실상 확정지은 러시아 대선이 17일로 끝나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체제를 재확인한 중국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인 4~11일을 피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북한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30여개국 장·차관급이 서울로 집결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 첫날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존재감을 극대화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정세와 북한 인권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신대원·오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