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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망을 털어내고…2013 새아침 열다> “난 희망의 증거…술생각 아예 지웠죠”
두부공장 CEO변신 김동남씨
하루 소주 5~6병 노숙생활 접고
두부 만들며 ‘자활의 삶’ 채찍질


“아무리 힘들어도 술은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인생 밑바닥에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으니까요.”

김동남(52ㆍ사진) 씨는 ‘짜로사랑’이라는 두부공장을 운영하며 어려운 형편의 이웃에게 자활과 자립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다. 짜로사랑은 ‘진짜로 우리 농산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순수 국내산 콩만 사용한다.

지금은 두부공장의 대표이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회활동가로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과거 한때 소주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었던 알코올 중독자였다.

김 대표는 남들보다 주량이 세다는 사실에 우쭐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20대에는 하루에 소주 5~6병씩을 마시며 알코올 중독자의 길로 빠지게 됐다. 24살의 나이에 일찍 결혼해 가정을 꾸리면서 잠시 술을 멀리하기도 했지만 지난 1997년 국제 금융위기가 닥치고 삶이 팍팍해지면서 다시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 결국 아내와 이혼하고 가정은 파탄에 이르렀다. 그는 하루벌이로 돈이 생기면 술 값으로 탕진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그러던 그의 생활에 변화를 가져다준 것은 바로 ‘두부’였다. “‘희망지역자활센터’에서 실시하는 자활사업 중에 ‘두부 사업단’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두부 만드는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삶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에 필요한 사람,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생겼죠. 희망의 모델이 돼야겠다고 결심하고 나니 그 후로는 좌절할 여유조차 없이 앞만 보고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주문을 걸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한다.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속상한 일이 생기면 ‘술 한잔’이 어김없이 떠오르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희망의 증거’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과 목표를 떠올리며 유혹을 뿌리친다. 그는 계사년(癸巳年) 새해에는 현재 경기도 수원시 한복판에 있는 공장을 외곽으로 확장이전하고 우리 농산물을 취급하는 물류유통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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