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미국 전 국방장관의 로비, 미국무기 대량구매로 이어지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윌리엄 코언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국방부 청사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미국이 우리나라에 10조원 가량의 미국 측 무기 대량구매를 요청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언 전 장관은 지난 6일 자신이 소속돼 있는 영국계 로펌 DLA 파이퍼 고문 자격으로 이 회사의 한국사무소 개소식에 참석차 방한했다. 그가 요청해 7일 이뤄진 김관진 국방장관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그는 차세대 전투기,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종 결정이 예정돼 있던 8조3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 등 미국이 기대했던 무기판매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대통령직 인수위 보고를 앞둔 우리 국방부에 미 전직 관리가 속도전을 주문한 것으로 읽힐 여지도 있다.

그는 실제로 “한국 경제는 좋지만 미국 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미 양국이 전략적 목표를 기반으로 아태지역에서의 과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측의 전투기나 고고도 무인 정찰기 판매 요청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미국은 경기 침체로 국방예산을 삭감, 자국의 군수산업마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미국 무기 대규모 구매가 큰 혜택이 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는 기종은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제조한 F-35다. 또한 최근 미국 정부는 수년간 우리나라에 판매를 보류해왔던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우리나라에 팔기로 결정하는 대신, 가격을 4000억원대에서 1조2000억원대로 3배나 높여 불러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현재 우리 정부가 42%(8361억원)가량 부담하고 있는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역시 미국은 50% 수준으로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 측의 움직임에 대해 관계 일각에서는 “안보를 중시하는 차기 정부에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될 것은 자명하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미국무기 구매량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미국 전직 국방장관과 우리 국방장관과의 비공개 면담에 대해서는 “이를 위한 수순이 아니겠느냐”는 시각마저 나오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