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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다수에 무차별 감정표출
우발적인 충동범죄 갈수록 급증


익명의 다수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이 늘면서 이와 관련한 ‘충동적 범죄’나 ‘우발적 소동’이 사회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A(31) 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중소기업을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지난 22일 오전 9시30분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무단으로 침입해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그는 “인수위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됐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폈다.

경찰 조사에서 그의 가족은 평소 불면증 외에는 A 씨에게서 특별한 징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보다 남성의 경우 불안이나 우울 같은 문제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 짜증을 내거나 술을 마시는 방식으로 해결이 안되면 내재된 감정이 갑자기 폭발해 돌발행동을 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다수를 향해 불안이나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B(31ㆍ여) 씨는 지난 18일 오후 5시3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우울해서 죽고 싶다” “그냥 죽을래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보고 심상치 않다고 여긴 트위터 팔로워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B 씨는 경찰에 “최근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져 우울해서 그랬다”고 말해 실제 자살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우발적인 충동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동기가 불명확하거나 구체적인 이유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소통 창구의 부재’가 큰 이유”라고 이 같은 현상을 풀이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에서는 가족 및 이웃과의 빈번한 교류를 통해 개인의 불만을 표출할 수 있었지만 갈수록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직접적인 네트워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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