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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침체됐는데 땅값 상승 최고치 갱신 이유는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전국 땅값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에서는 보통 거래가 쉬운 주택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땅값이 따라가지만 최근 현상은 이전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어서 궁금증이 증폭된다.

국토교통부가 25일 발표한 3월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 거래량에 따르면 전국 땅값은 전달에 비해 0.11% 올라 금융위기 발생 이전 땅값이 가장 비쌌던 2008년 10월보다 0.09% 높아졌다. 53개월만에 최고치 경신이다.

우선 시장 회복 전조라는 해석이 있다.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먼저 땅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시장이 바닥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개발업자들이 토지를 미리 확보하려고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토지 보유자들은 주택과 달리 대부분 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 계층으로 미래 가치를 보고 중장기로 투자한다”며 “지난달 계획관리지역이 0.18%로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기대감으로 중장기 투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평균의 착시’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땅값 상승은 중앙행정기관이 이전되는 세종시와 평택-시흥간 제2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된 안산 단원구, 보금자리지구 개발이 진행되는 경기도 하남시 등 일부 호재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세종시는 3월에만 0.51% 올라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연속 큰폭으로 올랐다.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높인다. 지난달 전국 토지거래량은 총 18만763필지, 1억7500만3000㎡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필지수와 면적이 각각 3.2%, 7.5% 줄었다. 김재언 대우증권 부동산팀장은 “토지거래가 늘어나면서 땅값이 올랐다면 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요즘처럼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오르고 있다는 건 집주인의 매도 희망가격만 상승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티 사장은 “거래량이 줄면 몇몇 호재 지역 움직임이 전체 시장의 평균을 더 끌어올리는 특성이 뚜렷해진다”고 해석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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