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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가 사과하는 법, 메이어부터 저커버그까지… 말 한 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
“야후 메일 고객을 위한 중요한 업데이트: 야후 메일로 인해 최근 어려움을 겪게 해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야후 메일 대량 접속 불량 사태와 관련, 100만 명의 이용자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이례적으로 개인적인 사과의 메시지를 올렸다.

여기에 제프리 본포트 부사장의 해명과 텀블러에 올린 공식 사과글까지 주소를 연결해 뒀다. 메이어는 140자의 짧고 간결한 사과문으로 ‘메일 불통’ 난국을 타개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마켓워치는 16일(현지시간) CEO들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고객에게 사과하는 스타일도 저마다 특색이 있다고 소개했다.

(왼쪽부터) 팀 쿡, 제프 베조스, 마크 저커버그, 마리사 메이어

팀 쿡 애플 CEO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춘(humble)’ 사과를 통해 사태를 진정시켰다. 지난해 지도 서비스인 ‘애플 맵’을 출시한 이후 지리정보 오류, 교통정보 부족 등으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급기야 “고객 여러분께 불만을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는 사과문과 함께 구글이나 노키아 맵을 사용할 수 있다며 자존심을 버렸다.

이는 5년 전인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하며 가격정책 실수에 대해 사과했던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잡스는 애플의 실책을 인정하지 않은 반면, 쿡의 사과는 더 효과적이었으며 가장 핵심적이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의 사과는 ‘내 탓이오’ 형이다. 전자책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은 판권을 가진 출판사로부터 출판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와 ‘동물 농장’을 공지 없이 삭제했다.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그는 마치 자신이 고객의 한 사람인 것처럼 게시판에 들어가 “우리가 받은 비난은 받아 마땅한 것”이라며 “앞으로 실수에서 나온 상처를 교훈 삼겠다”는 글을 썼다. 마켓워치는 베조스의 사과에 ‘뉘우침과 재치’가 있었으며, 역대 CEO가 한 ‘최고의 사과’라고 평가했다.

초창기 페이스북의 가입자수가 지금보다 적었을 당시, 마크 저커버그는 ‘친구 같은’ 사과를 하기도 했다. 트위터와 경쟁하기 위해 ‘뉴스피드’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불편함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그는 장문의 글을 통해 “멍청하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에 글을 쓰고 그룹을 만들고 항의하시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반면 사태를 악화시킨 사례도 있다. 동성애 발언으로 ‘뼈아픈 사과’를 한 식품업체 바릴라의 귀도 바릴라 CEO, ‘비공식 사과’로 물의를 빚은 소니, ‘반쪽짜리 사과’로 문제를 키운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위기 대처에 있어 미흡함을 보였다.

마켓워치는 사과에 있어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는데 자신의 역할을 인지하고, 인간적이어야 하며, 진정성을 보여야 하고, 후속조치에 대한 확신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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