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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국경 미사일 배치…新냉전 우려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의 협력협정 협상을 놓고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발트해 국경지대에 핵 탄도 미사일을 전격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들이 잇달아 유럽연합(EU)과 접촉한 데 대해 맞불 작전에 나서면서 유럽에 ‘신(新) 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가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M 전술 지대지 핵 탄도 미사일을 배치한 것을 확인했다고 러시아의 친정부 성향 일간 이즈베스티야를 인용해 보도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서쪽 국경지대에 있는 발트해 연안의 항구도시로 러시아의 해군기지가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발트해 3개국(리투아니아ㆍ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근처에는 폴란드와 벨라루스 등 동유럽 국가들이 나란히 위치해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신형 이스칸데르-M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최대 500㎞에 달하는 데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자 사거리 안에 들어가는 폴란드와 발트해 3개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폴란드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것은 NATO의 문제이며, NATO와 유럽연합(EU) 수준에서 논의와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아르티스 파브릭스 라트비아 국방장관도 러시아의 미사일 배치에 대해 “지역 내 세력균형을 깨뜨리려는 것으로 우려스럽다”며 “이 지역의 맹주가 누구인지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미국도 러시아의 위협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러시아에 해당지역(안보)을 불안정하게 만들지 말 것을 요구했다”며 “이웃 국가들이 러시아 미사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부분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앞으로 이들 국가와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발표혔다.

미국 전략정보 연구소 ‘스트랫포’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지금까지 시베리아와 북카프카스 지역에 배치됐다고 지적하며 “독일과 미국의 탄도미사일방어(BMD) 시스템을 겨냥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옛 소련권 국가들이 EU와 NATO 협력을 강화하는 데 대한 경고이자 미국이 이 지역에 미사일 방어망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데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사일 배치가 국제협정에 위배되지 않으며 미사일 배치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방침임을 확인했다.

이고르 코나셴코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현지 매체를 통해 “러시아 서부군사지구(WMD)의 미사일 배치는 어떤 국제조약이나 협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며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스템은 WMD의 포병전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고 전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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