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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품는 푸틴, 150억弗 통큰 지원
러, 내년까지 우크라 국채매입 약속
천연가스 공급가격도 깎아주기로




유럽연합(EU)과의 협력 협정 체결과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관세동맹 가입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통 큰 지원을 약속하고 나선 것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우크라이나 국채를 대규모 매입하고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3분의 1 가량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경제난을 고려해 러시아 정부가 국가복지펀드 기금 150억달러(약 16조원)를 우크라이나 국채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일부는 올해 중에, 일부는 내년 중에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당장 이번 주말까지 30억달러 상당의 2년 만기 우크라이나 국채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공급가격은 내년 1월 1일부터 1000㎥당 268.5달러로 깎아주기로 했다. 올해 평균 공급가는 1000㎥당 404달러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우크라이나 국영에너지회사) 나프토가스가 러시아 천연가스의 우크라이나 공급가를 낮추는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지원이 관세동맹과 무관한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관세동맹 가입 문제를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의 지원은 연금이나 보조금, 월급 등을 인상하거나 동결하는 등의 어떤 조건과도 연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날 이뤄진 일련의 합의는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의지 덕분에 가능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EU와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200억유로의 차관을 요구했다 거절당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먼저 선물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좀 더 높아졌다. 하지만 EU와의 협정을 원하는 야권과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정부가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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